아. 비는 멈출 기세도 없이 졸아들었다 몰아치기만을 반복한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컴컴한 하늘만 바라보았다. 숨이 더웠다. 나는 왜. 소년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계속 그렇게 서 있었다. 리츠생일 축전 장을 보고 돌아오던 레이겐이 공원에 멀거니 서 있던 리츠를 발견한 건 그리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는 낯익은 뒤통수를 발견하고 거의 숨이 멎을 뻔했다. 남자는 낡은 장바구니를 허둥지둥 바닥에 내팽개치고 슬리퍼를 찍찍 끌며 달려 왔다. 세상에, 모브 동생! 레이겐은 리츠를 부르며 덥석 그의 어깨를 한 손으로 붙든다. 리츠는 그가 용케 우산은 안 버려서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얼마나 서 있었던 거야. 볼이 차갑네. 어깨를 단단히 잡고 있던 사내의 손은 몸을 타고 올라 뺨에 닿았다. 표정은 약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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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반전 소년의 시선을 느낀 리츠는 긴 다리로 느긋하게 걸어가 침대 가장자리에 털썩 걸터앉았다. 공포에 질린 소년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고개를 숙여 셔츠 소매를 대충 팔뚝까지 걷어 올린 뒤 가져온 응급 상자를 열어 얼음찜질용 쿨팩을 하나 꺼냈다. 불편한 공기가 내내 방 안에 돌았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소년에게 리츠가 물었다. 여전히 그의 시선은 흔들림 없이 무엇을 꺼내야 할지 상자 안을 재고 있었다. "어디가 아파? " "........" "어디가 아프냐고. " 소년은 자라다 만 여윈 팔로 제 다리를 감싸 쥔 채 덜덜 떨고 있었다. 말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고. 리츠는 별로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투로 대꾸하며 가볍게 손짓했다. 그러자 레이겐이 입고 있던 셔츠 소매가 걷히고 하얀 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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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반전 감금 손톱 AU 유혈 갑작스레 그늘진 표정의 남자가 문을 벌컥 발로 차고 들어왔다. 그 손에는 늘 벌건 꽃잎이 방울방울 얼룩져 있었고, 가끔 신부의 드레스 끝자락처럼 땅에 질질 뭉개지며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고생한 티 없이 예쁜 손은 늘 비어 있었지만, 오늘은 뜻밖에도 손님이 있었다. 젠틀하게도 소년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었고 눈도, 입도, 귀도 누구인지 알 수 없게 천으로 막았다. 보드라운 밀 빛의 머리칼은 한쪽이 검붉게 물들어 피가 고여 있었다. 남자는 어쩐지 조금 상기된 표정이다. 누군가가 거칠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카게야마 리츠는 본능적으로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는 맞닥뜨린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바로 손에서 쥐고 있던 서류를 아무렇게나 내..
연령반전 - 고등학생 레이겐 아라타카 적도보다 한참 위에 있던 그 나라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사계절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봄이면 자그마한 꽃봉오리들에 색이 만족스러울 만큼 스며 들었고, 가을이면 탐스러운 열매들이 낙엽과 함께 땅으로 하여금 오랜 결실을 맺게 해 주었다. 겨울엔 흐드러지게 함박눈이 내려 하염없이 서리 낀 창문만 바라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지만 '진짜' 세기의 영능력자 카게야마 시게오는 사계절 따위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아니, 사실은 그런 작은 변화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더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었다. 오후 네 시부터 다섯 시 사이, 문이 벌컥 열리면 남자아이가 기세 좋게 들어오며 사무소를 환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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